로봇이 당신의 일자리를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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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실장 작성일15-05-01 13:29 조회7,253회 댓글0건본문
오늘은 ‘근로자의 날’, 노동절입니다.
노동절의 유래는 1886년 5월 1일 미국 시카고 노동자들이 주도한 총파업 사태인데요. 당시 15~16시간 노동에 시달리던 노동자들이 ‘하루 8시간 노동’을 외치며 거리로 나섰던 대규모 파업이었습니다. 이 같은 노동자 투쟁은 일찍이 18세기부터 있었습니다. 교과서에도 나오는 러다이트(Luddite) 운동이 그 중 하나인데요.
산업혁명으로 기계가 등장하면서 실업과 빈곤 상태에 내몰린 노동자들이 급기야 공장의 기계들을 때려 부수며 자본가에 맞섰던 운동이었습니다. 1811년 영국을 시작으로 프랑스, 독일 등에서 1830년대까지 지속됐다고 합니다.
그런데 일부에선 이러한 기계파괴 운동이 200년 만에 재현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옵니다. 인공지능을 갖춘 ‘로봇’의 출현 때문인데요. 최근 방한한 미래학자 토마스 프레이(사진)는 로봇 때문에 사라질 직업 101개를 거론하며 “2030년까지 전 세계 20억 명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지난 2월 발표된 보스턴컨설팅그룹(BCG) 보고서 역시 “10년 내 제조업 일자리 22%를 로봇이 대체할 것”이라며 그 효과가 가장 크게 나타날 국가로 한국을 꼽기도 했습니다.
로봇이란 말 자체가 본래 ‘노동’이란 뜻입니다. 체코어 ‘robota(노동)’를 어원으로 두고 있는데요. 체코 극작가 카렐 차페크가 ‘로섬의 인조인간(Rossum's Universal Robots)’이란 작품에서 최초로 로봇이란 단어를 사용했습니다. 1920년대에 발표됐음에도 인간의 일자리를 대신 차지한 로봇들을 예견했던 작품입니다. 오늘 DSINSIDE에서는 본지를 포함, 최근 여러 언론을 통해 공개된 로봇들 중 훗날 인간의 일자리를 대신할만한 로봇들을 소개합니다.
1. 농촌 고령화를 대비한 농부 로봇
올해 초 유럽에선 포도밭 농부를 대신하는 ‘포도 로봇(Vine Robot)’이 등장했습니다. 스페인·프랑스·독일·이탈리아 4개국 공동연구진이 개발했는데요. 로봇은 인공지능을 이용해 포도나무의 생장과 물 공급, 열매가 맺힌 현황 등을 관측하고 관리하는 역할을 합니다. 유럽 농부들의 고령화가 로봇 개발의 배경이었다고 하는데요. 우리나라에서도 농촌의 일손 부족을 해결할 로봇이 등장할 예정입니다. 농업생산무인자동화연구센터가 개발한 ‘벼농사용 제초로봇’은 위성항법기술로 모를 밟지 않고 잡초를 제거하는 김매기 능력을 갖췄다고 합니다.
<와인밭 관리하기 힘드셨죠? ‘포도 로봇’ 쓰세요>, 동아사이언스 2015년 2월 5일자
<농부대신 김매는 ‘제초로봇’도 개발>, 동아일보 2015년 4월 9일자
2. 깊은 바다를 누비는 잠수부 로봇
해양문화재연구소와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가 공동개발한 로봇 ‘크랩스터(Crabster) CR200’은 초음파 카메라와 수중 음파탐지기로 깊은 바다 속을 탐사할 수 있습니다. 이미 지난달 충남 태안군 해역에서 있었던 조선시대 선박 ‘마도 4호선’ 발굴 조사에 투입되기도 했는데요. 가로·세로 각 2.4m, 높이 1.3m, 무게는 650kg이며, 물건을 집는 집게발 2개를 포함해 총 6개의 발로 초당 0.25m 속도로 이동한다고 합니다. 유사한 능력의 해외 로봇으로는 에스토니아 탈린 공대에서 개발한 난파선 탐사용 로봇 ‘유-캣(U-CAT)’이 있습니다.
<첨단 로봇 동원 조선시대 선박 수중 발굴>, 동아일보 2015년 4월 23일자
<침몰한 배에 보물이? "걱정마세요">, 동아사이언스 2013년 12월 1일자
3. 친절한 호텔리어 로봇
호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안내데스크 직원, 웨이터, 청소원 등도 로봇으로 대체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올 여름 일본 나카사키현에 문을 열 ‘헨나호텔(Henn-na Hotel·이상한 호텔)’은 총 10대의 로봇을 직원으로 채용할 예정입니다. 일본 오카사대와 로봇 기업 코코로사가 협력해 개발했는데요. 일본 젊은 여성의 외모를 닮은 로봇이 고객과 눈을 맞추며 대화를 나눌 수 있고 영어, 한국어, 중국어 같은 외국어도 유창하게 말할 수 있다고 합니다. 아직 로봇에 익숙하지 않은 고객을 위해 사람 10여 명도 직원으로 근무할 예정이라고 하네요.
<세계 최초 로봇 호텔, 일본에서 오픈>, 동아사이언스 2015년 2월 18일자
4. 요리하고 맛보는 로봇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가 개발한 로봇 ‘PR2(Personal Robot 2)’는 쿠키를 굽는 일명 ‘베이크봇’입니다. 재료만 갖춰주면 주방에 서서 버터와 설탕을 섞고 밀가루와 코코아 가루를 반죽하는 등 입력된 조리법에 따라 쿠키 요리를 수행할 수 있습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도 요리하는 로봇 ‘씨로스’를 2012년 개발한 바 있는데요. ‘PR2’처럼 독자적으로 요리할 수준은 아니어서 사람의 도움이 일부 필요하다고 합니다. 한편 맛을 민감하게 파악하는 건 요리사의 필수 능력입니다. 지난해 덴마크 오르후스대에서는 ‘인공 혀’를 개발한 바 있는데요. 이를 와인의 맛을 감정하는 ‘소믈리에 로봇’에 활용했다고 합니다.
<“저는 쿠키 굽는 로봇, 베이크봇입니다”>, 동아사이언스 2014년 5월 6일자
5. 도심 속 ‘극한직업’ 로봇
밧줄에 의존해 아파트 외벽을 유지보수하는 작업에도 로봇이 진출할 예정입니다. 한국기계연구원이 지난해 10월 공개한 ‘월봇(Wallbot)’은 고층건물 외벽을 물로 청소하거나 페인트칠 할 수 있는 로봇입니다. 돌풍이 불 경우 흡입장치를 이용해 견고하게 매달리는 기능도 갖췄다는데요. 외양만 보면 로봇이라기보다 커다란 곤돌라 기계에 가깝습니다. 이처럼 도시에서 어렵고 힘든 일을 수행하는 로봇은 또 있는데요. 지난달 한국수자원공사 산하 수자원기술은 낡은 하수관에 들어가 쓰레기를 치우고 누수를 탐사하는 등의 작업들을 할 수 있는 상하수관 청소 로봇을 선보인 바 있습니다.
<오르락 내리락, 고층빌딩 페인트칠하는 로봇>, 동아사이언스 2014년 10월 7일자
<“세계물포럼 전시장은 첨단 치수관리 기술 경연장”>, 동아일보 2015년 4월 14일자
6. 빠르고 정확하게 쓰는 기자 로봇
기자 지망생이나 연차가 어린 기자라면 간담이 서늘해질 수 있습니다. 스포츠 경기나 주식 시황 등을 단 몇 초 만에 기사로 만들 수 있는 기자 로봇이 등장했기 때문입니다. 미국에선 이렇게 만들어진 기사를 이미 AP통신이나 야후 뉴스 같은 주요 언론사에 판매하고 있는데요. 아직 컴퓨터 프로그램 형태로만 존재하지만, 점차 진화하고 있는 듯합니다. 가령 지난 3월 30일 캘리포니아 주 베이커 인근에서 발생한 진도 4.0의 지진을 가장 먼저 보도한 기자는 다름 아닌 로봇이었는데요. 지진 발생 5분 만에 팩트 전달은 물론 과거 지진기록과 분석을 담은 지도까지 넣어 출고했다고 합니다.
<기자가 필요 없는 세상이 온다?>, 동아사이언스 2014년 1월 7일자
7. 파일럿에 도전하는 조종사 로봇
지난해 8월 비행기를 조종하는 데 최초로 성공한 인공지능 로봇이 국내에서 탄생했습니다. 조종석 스위치를 손으로 하나씩 켜고 조종간을 당기는 등의 작업으로 스스로 이륙한 이 로봇은,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으로 파악한 비행기의 위치와 속도를 미리 입력된 항로와 비교하며 약 5km 거리를 5분간 비행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KAIST 항공우주공학과 심현철 교수팀이 개발한 이 로봇은 아직은 키 40cm 남짓의 소형 로봇인데요. 심 교수는 현재 사람 크기 만한 조종사 로봇을 개발하고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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