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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생긴 로봇? 못생긴 로봇? '아름다운' 봇도 팔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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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실장 작성일15-09-12 12:21 조회7,37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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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생긴 로봇? 못생긴 로봇? '아름다운' 로봇도 팔자다
룸서비스 중인 로봇 '대시'


로봇 '대시(Dash)'는 지난달 미국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 내 크라운 프라자 호텔에 채용됐다. 타올이나 식음료 등을 각 방에 배달한다.

지난 4~5월, 일본 도쿄 니혼바시 미쓰코시백화점 본점에서 안내원으로 일한 도시바의 휴모노이드(인간형) 로봇(모델명: 지히라 아이코)과는 상반된 투박한 형태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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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바 휴모노이드 로봇 '지히라 아이코'
이왕이면 '꽃미남' 로봇 호텔리어가 친절하게 가져다주는 게 서비스 측면에서 훨씬 더 낫지 않을까. 왜 그런 볼품없이 둔한 겉모습을 입혔을까. 이유는 간단했다. 인간의 심리를 잘 이해한 엔지니어의 전략적 선택이었다.

장병탁 서울대 컴퓨터공학부 교수는 "대시는 룸서비스만을 위해 개발됐다"며 "만일 대시가 인간의 외모를 하고 말을 할 수 있었다면, 호텔을 찾은 고객들의 기대치가 올라 대시가 도저히 수행 불가능한 요구를 아마 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로봇 외모도 나름의 황금률이 있다.

한재권 한양대 로봇공학과 교수는 "사람들이 로봇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데도 외모 임계점이라고 할 수 있는 이른바 '언캐니 벨리(uncanny valley)'가 있다"며 로봇 겉모양을 목적에 맞춰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언캐니 벨리'는 인간과 비슷해 보이는 로봇을 보면 생기는 불안감이나 혐오감, 두려움을 뜻한다. 일본 로봇공학자 마사히로 모리가 만든 신조어다. 사람은 어떤 사물이 자신과 비슷해질수록 호감을 갖는다. 하지만 그 정도가 일정수준을 넘어서게 되면 오히려 혐오감이 생긴다. 닮은 부분이 많아질수록 사소하고 작은 차이가 크게 부각될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언캐니 벨리에 빠지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두 가지 원칙이 있다. 우선, 누가 봐도 로봇 같으면 된다. '휴보'나 '아시모' 등을 가까운 예로 들 수 있다. 아니면 인간과 완벽할 정도로 똑같으면 된다. 냄새를 맡고, 맛을 느끼며, 피부의 주름이나 탄력 등도 인간의 것과 동일해야 한다.

이 뿐만 아니라 가격도 로봇 디자인에 영향을 미친다. 사람들이 구매하기 적당한 가격을 형성하기 위해 목적에 불필요한 기능은 과감하게 버린다. 그러다 보니 로봇 디자인이 이전보다 오히려 단순해지는 경향을 보일 때도 있다.
 
잘생긴 로봇? 못생긴 로봇? '아름다운' 로봇도 팔자다
(왼쪽부터)지보, 버디

미국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IT)이 개발한 세계 최초 가정용 로봇 '지보(Jibo)'의 예상 판매가는 499달러(약 59만원). 가정에 개인용 컴퓨터(PC)가 한 대 씩 있는 것처럼 '개인용 로봇 시대'를 열겠다는 취지로 제작됐다. 때문에 민간 보급을 위한 가격대가 디자인 설계작업에서부터 반영됐다.

지보는 머리 부분에 두 개의 고해상도 카메라가 눈처럼 깜빡깜빡 거리며 애교를 떤다. 가족 구성원들과 눈을 지그시 맞추는 지보는 카메라로 들어온 영상을 분석해 얼굴을 인식한다.

이 로봇의 분류는 '대화형 로봇'. 주인이 혼자 적적할 때 말만 잘 붙이면 이 로봇 임무는 끝이다. 주로 싱글족이나 외로운 독거노인들과 대화를 나누고, 아이들에게 동화를 읽어주는 등의 학습용으로 쓰인다. 팔과 다리의 용도가 별도로 없으므로 따로 제작하지는 않았다. 높이 28㎝, 무게 2.72㎏으로 테이블이나 책상에 놓고 쓰기 좋도록 제작됐다.

어린이를 위한 교육이나 방범 기능 등을 갖춘 가정용 로봇 '버디(BUDDY)'도 지보와 비슷한 태생이다. 버디는 가족의 얼굴을 인식할 수 있는 카메라와 말을 건낼 수 있는 스피커, 음성인식용 마이크로폰 등이 장착된 얼굴 모양의 디스플레이와 유선형 몸체, 바퀴 등이 장착된 것이 전부다. 무게는 5kg으로 테이블에 놓고 쓸 수 있다.

'지보의 아버지'인 MIT 미디어랩 신시아 브레질 교수는 "지보는 가족 구성원들 간의 유대감을 키우고, 끈끈한 가족애를 느낄 수 있도록 할 목적으로 만들어진 가정용 로봇"이라며 "만약 팔과 다리를 가졌다면 청소로봇으로 오용됐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잘생긴 로봇? 못생긴 로봇? '아름다운' 로봇도 팔자다
PR2가 냉장고를 열고 있다

로봇 'PR2(Personal Robot 2)'는 쿠키를 굽는 '주방로봇'이다. 주방에서 어떤 재료든지 레시피에 맞춰 요리를 한다. 로봇판 '냉장고를 부탁해'를 연출할 수 있을 정도이다. 버터와 설탕을 섞고 밀가루를 반죽하는 등 입력된 조리법에 따라 요리를 하는 모습이 '스타 쉐프' 못지 않다.

이 로봇이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이유는 인공지능(AI)을 통해 독자적으로 요리를 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장병탁 교수는 "PR2는 냉장고를 열어 필요한 식재료를 찾을 수 있다. 지각·판단능력을 갖추고 있다. 이 같은 알고리즘을 갖췄다는 것이 산업용 로봇과 다른 점"이라고 말했다.

PR2는 사람만한 크기로 제작됐다. 한재권 교수는 "주방 인테리어는 사람의 평균키에 맞춰 제작된다. 예컨대 냉장고나 수납장 등의 문고리는 사람이 섰을 때 혹은 손을 뻗었을 때 닿는 위치에 부착돼 있다. 때문에 PR2도 이런 점을 고려해 일반인 평균 키 높이에 맞춰 제작됐다"고 설명했다.

독일 뮌헨공대는 두 대의 로봇이 서로 협업해 주방에서 요리를 만드는 모습을 곧 보게 될 거이라고 밝혔다. 로봇 간 협업 프로세서 개발에 착수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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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공과대학 출신 코비 쉬카르(Kobi Shikar) 엔지니어가 콘셉트 디자인으로 내놓은 '협업' 무인 수송 로봇

'협업'이란 키워드가 향후 로봇 개발 트렌드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른 로봇 디자인은 복잡해 지기 보단 더욱 단순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이스라엘 공과대학 출신 코비 쉬카르(Kobi Shikar) 엔지니어는 여러 대의 무인 수송 로봇이 힘을 합쳐 거대한 컨테이너까지 운반할 수 있는 콘셉트 디자인을 발표해 주목을 이끌었다. 이 로봇은 어떤 물건이든 집어 올릴 수 있는 강력한 팔과 바퀴만으로 구성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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